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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제12회. 사진 속에 없는 사람2026-09-22 10:17
작성자 Level 10

제12회. 사진 속에 없는 사람

 

제12회. 사진 속에 없는 사람.png


1. 사진 속의 빈자리


“박도현 씨, 이제 사진 속에서 빠진 한 사람을 찾으셔야 합니다.” 전화는 그렇게 끊겼다. 도현은 한동안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재호가 사진을 다시 들여다봤다. “빠진 사람이라니 무슨 뜻이지?” 도현은 사진을 뒤집었다. 뒷면에는 아버지가 남긴 문장이 있었다. ‘모든 대화는 녹음했다. 단 한 사람만 빼고.’ 그동안 도현은 그 한 사람이 사진 속 세 사람 중 누군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이상한 점이 있었다. 사진 속에는 도현, 재호, 미숙만 있었다. 그런데 세 사람의 시선은 모두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마치 바로 앞에 누군가 서 있는 것처럼. 재호가 사진을 확대하다가 갑자기 멈췄다. “도현아.” 사진 오른쪽 가장자리, 가로등 아래에 희미한 그림자가 있었다. 사람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얼굴은 사진 밖으로 잘려 있었다. 그 순간 도현은 깨달았다. 아버지가 말한 ‘빠진 한 사람’은 사진에 없는 사람이 아니라, 일부러 얼굴이 찍히지 않게 만든 사람이었다.

 

2. 가장 믿었던 사람


도현은 곧바로 미숙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미숙이 받지 않았다. 대신 짧은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집으로 오지 마세요.’ 도현의 얼굴이 굳었다. 재호가 물었다. “무슨 일이야?” 도현은 문자를 보여줬다. 두 사람은 곧장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은 잠겨 있었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이상한 흔적이 보였다. 서랍들이 모두 열려 있었고, 아버지의 수첩과 사진들이 사라져 있었다. 누군가 이미 집 안을 뒤진 것이다. 그런데 식탁 위에는 낡은 사진 한 장만 남아 있었다. 사진 속에는 젊은 도현과 재호가 회사 앞에서 웃고 있었다. 그 옆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도현은 사진 속 남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숨을 멈췄다. “이 사람이…” 재호가 조용히 말했다. “네가 가장 믿었던 사람?” 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남자는 30년 전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회사 동료였다. 그리고 재호가 사라진 뒤에도 오랫동안 도현 곁을 지켜준 사람이었다.

 

3. 살아 있는 증인


사진 뒷면에는 주소 하나가 적혀 있었다. 도현은 그 주소를 보자마자 기억을 떠올렸다. 그곳은 30년 전 재호가 사라진 직후 자신이 한동안 드나들었던 작은 병원이었다. “여기서 뭘 찾으라는 거지?” 재호가 사진을 뒤집어 보다가 작은 글씨를 발견했다. ‘3층 307호. 아직 살아 있다.’ 두 사람은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오래된 건물의 3층 끝방에는 아무도 없는 병실이 있었다. 하지만 침대 옆 서랍에서 낡은 환자 기록 하나가 발견됐다. 이름은 가려져 있었고 입원 날짜만 적혀 있었다. 1996년 11월 18일. 재호가 기록을 넘기다가 멈췄다. “이 사람이 그날 밤 무언가를 봤어.” 도현이 기록 아래쪽을 살펴보자 담당 의사의 메모가 남아 있었다. ‘환자는 사고 직후 구조됨. 목격 내용은 경찰에 진술하지 않음. 보호자 요청으로 신원 비공개.’ 그 순간 복도 끝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도현이 문을 열고 나가자 한 노인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노인은 도현을 보자마자 멈춰 섰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박정수 씨 아들이지?” 도현이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노인이 말했다. “그날 밤, 당신 아버지가 나를 살렸어. 그리고 나에게 딱 한 가지만 부탁했지.” 노인은 도현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언젠가 아들이 찾아오면… 그 사람부터 조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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