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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제15회. 피 묻은 사진2026-09-23 09:36
작성자 Level 10

제15회. 피 묻은 사진

 

제15회. 피 묻은 사진.png


1. 사진 속의 미숙


도현은 휴대전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사진 속 미숙은 강변에 서 있었다. 젊은 얼굴에는 공포가 가득했고 흰 옷에는 선명한 피가 묻어 있었다. 사진을 보낸 시간은 몇 초 전이었다. 도현은 곧바로 미숙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 사진이 언제 찍힌 건지 알아야 해.” 우진이 말했다. 도현은 사진을 확대했다. 배경에는 강변의 가로등과 검은색 승용차가 보였다. 그리고 사진 한쪽에 작은 숫자가 찍혀 있었다. ‘23:47.’ 도현은 숨을 삼켰다. 아버지가 남긴 기록의 시간은 밤 11시 40분이었다. 불과 7분 뒤였다. “그럼 사진은 그날 밤에 찍힌 거야.” 우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런데 이상한 게 있어.” 우진이 사진의 오른쪽 아래를 가리켰다. 바닥에 떨어진 물건 하나가 보였다. 작은 녹음기였다. 도현은 순간 아버지의 수첩에 적힌 문장을 떠올렸다. ‘모든 대화는 녹음했다.’

 

2. 미숙이 숨긴 진실


도현은 더 이상 우진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보낸 사람이 최상철이라면, 미숙은 지금 어디에 있는 거야?” 우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도현의 휴대전화가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미숙의 번호였다. “여보세요?” 한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 아주 작은 숨소리가 들렸다. “도현아.” 미숙이었다. 도현은 다급하게 물었다. “어디야?” “나를 찾지 마.” “왜? 사진에 피가 묻어 있잖아!” 미숙은 잠시 침묵했다. “그 피는 내 피가 아니야.” 도현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럼 누구 피야?” 미숙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결국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날 밤… 네가 사람을 다치게 했어.” 도현의 얼굴이 굳었다. “내가?” “하지만 당신은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해.” 미숙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그리고 내가 그 사람을 살리려고 했어.” 도현은 숨을 삼켰다. “누구를?” 미숙이 대답하려는 순간 전화가 갑자기 끊겼다. 도현은 화면을 바라보다가 사진 속 피 묻은 미숙의 손을 다시 확인했다. 그녀의 손에는 작은 금속 열쇠가 들려 있었다. 1117이었다.

 

3. 그날 밤의 진짜 피해자


도현과 우진은 사진 속 장소를 찾아 강변으로 향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강변에는 사람의 흔적이 거의 없었다. 사진과 같은 위치를 찾던 중 우진이 갑자기 멈췄다. “여기야.” 오래된 가로등 아래 바닥에는 녹슨 금속 조각이 박혀 있었다. 도현이 주변을 살피자 콘크리트 틈에서 작은 녹음기가 나왔다. 30년 동안 비바람을 맞았지만 기적처럼 일부 녹음이 남아 있었다. 도현이 재생 버튼을 누르자 빗소리와 함께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최상철 씨, 이제 그만하십시오.” 이어서 거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 아들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젊은 도현의 목소리가 뒤따랐다. “아버지, 이 사람이 재호를 죽인 겁니까?” 도현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지만 다음 순간 더 충격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미숙이었다. “안 돼요! 도현 씨가 아니에요!” 이어서 둔탁한 충격음이 들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상철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그럼 대신 네가 책임져.” 녹음이 끊겼다. 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때 우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는 최상철이었다. “이제 알겠나?” 최상철의 목소리가 들렸다. “30년 전 그날 밤, 죽은 사람은 재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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